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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탁계석칼럼] 아버지는 가정과 사회의 기둥 , 우리가 바로 세워야

아버지합창을 보는 사회는 품격과 위안 그 자체

국회시도의정뉴스 김은정 기자 |

 

 

코로나19로 아마추어 합창단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직업합창단처럼 강제권을 행사할 수 없기에 속수무책이다. 힘겹게 10~20년을 운영해 오면서 아버지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아 온 아버지합창단. 그 노래하는 즐거움, 자긍심, 봉사의 기쁨을 맛봤던 아버지합창단들이 요즘 코로나

19로 붕괴 직전에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그러니까 아버지합창단을 창안한 것은 필자가 첫 우리아버지합창단(지휘자 김신일)을 만나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다. 이태리에서 귀국한 바리톤 김신일 선생이 좀 이색적인 합창단 하나를 하고 싶다고 하여, 1997년 5월 16일 비가 오는 자하문 터널 지나 작은 아트홀에서 20명의 단원으로 발족한 것이다. 훌쩍 25년이 지난 것이다. 이후 현재의 서울아버지합창단, 또 분당아버지합창단, 진주아버지합창단을 연이어 창단시켰고 , 지역에서 아버지합창단들이 태동했다.

 

광주아버지합창단 등 자생으로 만들어져 현재 20군데를 넘어 섰지만 정확한 실태 파악을 해 봐야 한다. 당시 아버지합창단은 연일 화제의 중심이었다. 도하 신문은 물론 TV의 뉴스를 독점하였고 한 번은 KBS, MBC, SBS 방송 3사가 취재를 하는 등 핫뉴스가 되기도 했다. 이후 필자는 세종문화회관 법인화, 방송 진행, K 오페라 활성화 뿐만 아니라 문화 정책과 또 최근 10년은 칸타타 8편을 만드는 등 창작에 집중하였기에 아버지합창단에 눈길을 주지못했다. 나 없이도 잘 돌아가는 아버지합창단들이었고 뿌리를 내릴 만큼 활동이 많았다. 그러다 이번 코로나가 오면서 상황은 급반전한 것이다.

 

이제 합창단을 다시 복원하는 것이 발등의 불이다. 아버지합창단 탄생이 IMF의 벼랑끝에서 가정의 중심인 아버지가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다.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 심적, 정신적 고통 가운데서 노래가 유일한 즐거움이요 소통이고 위로였기 때문이다.

 

대부 결연식, 독거 노인의 친구, 병원 봉사의 실천 등 따뜻한 화음

 

실로 아버지합창단의 성과는 놀라웠다. 사회 봉사의 상징으로 각인되었고, 목욕을 시켜드리는 봉사 등으로 신문과 TV의 단골 뉴스가 됐다. 그러면서 아버지들은 나보다 못한 이웃에 봉사하면서 힐링이 되었다고 말한다. 소외된 아이들과 대부 결연식을 맺었고. 독거 노인들의 친구가 되어 주었으여 병원 환자 위로 음악회 등 직업합창단을 훌쩍 뛰어 결과를 보였다.

 

이런 아버지합창단들이 지금 숨을 죽이고 노래 가락을 잃었다. 맥이 풀리지 않겠는가!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갇혀만 있으니 우울증에 빠졌다고 한다. 사회 안전망 차원에서도 아버지들을 노래하게 해야 한다.

 

마치 홍수에 떠내려갈 때는 어떤 형식이나 절차가 필요 없고 사람의 목숨을 살려야 한다. 사업 실패. 부도, 직장 상실로 인한 스트레스나 방황이 가정과 연결되고 사회 안정망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지들의 정서와 건강을 지키고 다시 살려내는 것은 이를 보는 그 주변을 살려내는 것과도 같다.

 

이에 K클래식조직위원회 이사회는 각자도생하는 아버지합창단들의 위기 극복에 대안을 내 놓았다. 산하에 '한국아버지합창단중앙회'란 이름을 넣어 전국적으로 새롭게 창단붐을 일으키자는 것이다. 어찌해서든 아버지합창단 소멸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력을 총 동원해 유관 단체나 문화재단, 언론 등의 업무 협조로 아버지 문화의 생태계를 살려내는 운동을 펼치자고 했다.

 

“노래 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동료들과 노래하면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었고, 그래서 연습날만 기다려지는데. 모이질 못하니 너무 답답하고 외롭습니다”. 한 단원의 눈물겨운 호소다. 때마침 Chours News가 창간되는 때여서 이를 기회로 전국 합창 네트워크망을 가동하면서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아버지합창 문화를 복원하려는 것이다.

 

아버지는 가정의 기둥이다. 그 기둥이 흔들리면 가정의 행복은 깨트려진다. 노래는 가슴에 쌓인 것을 풀어주고 다시 힘을 내게 하는 힘이 있다. 우리는 타고난 가무의 민족이다. 노래방문화가 그랬고 방송의 트롯 열풍 역시 우리가 얼마나 노래로 삶이 즐거운가. 나훈아의 쇼를 보는 것 못지 않게 내가 노래하는 것이 즐거웠던 청춘합창단을 잊으셨는가. 이제 다시 부활의 기운으로 아버지 합창단이 새 봄의 옷을 입는다. 많은 성원을 바라며 출발이다.